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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氣)찬’ 산청, 기차게 알리는 민향식 문화관광해설사


 

오늘날 문화관광해설사는 지역의 관광자원 전반을 널리 알리는 홍보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민향식 문화관광해설사도 산청을 알리는 대표 주자다. 산청엑스포를 비롯해 산청 홍보라면 열일 젖히고 발 벗고 뛰어다니는 그의 특별한 스토리를 들었다.

 

<출처: 경남공감, 글 박정희, 사진 유근종>

 


 

전형적인 시골 청년, 4-H 활동에 열정 

2023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23.9.15~10.19)를 앞두고 있던 어느날 산청 동의보감촌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자기 삶을 함축하는 한 단어를 찾는다면 ‘열정’이라고 했다. 올해 예순여덟.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아직도 2만여 평의 땅에 벼농사를 손수 짓고, 문화관광해설사(이하 해설사) 활동에, 때론 인재개발원 등에서 강사 활동까지 거뜬히 해내는 저력은 ‘열정’이라는 것이다.

 

“19대째 산청에 살고 있지요. 7대 종손으로 농부로 쭉 살았습니다. 청년 시절엔 나도 남처럼 도시로 나갈까 했고, 군 제대 후 해외로 나갈 계획까지 세웠는데 뜻하지 않게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고향에 머물렀죠.”

 

농촌에 청년이 적다 보니 그에겐 오히려 교육의 기회가 많았다. 농업구조와 농촌생활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던 4-H 활동을 접했고, 열정을 쏟았다. 그는 자신이 잘나서라기보다, 농촌에 사람이 없어 자연스레 ‘리더’ 역할을 하게 됐다고 겸손해했다. 한국의 4-H는 나중에 새마을운동으로 변했다. ‘나는 지도자다! 미치자!’라는 4-H 활동 구호처럼 열심히 산 덕분에 경상남도 4-H 연합회장상(1985년), 새마을 포장(1983년) 등 10여 차례 상도 받았다.

 

 

20여 년 전 운명처럼 걷게 된 문화관광해설사의 길

 

문화관광해설사의 길은 2004년 당시 생초면장이 권해서 걷기 시작했다. 둘은 오랜 세월 동안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산청 사랑’이 더 돈독해졌다. 이왕 들어선 문화관광해설사의 길, 그는 잘 해내고 싶었고, 늘 홍보기법을 고민하고 연구하며 산청을 알려왔다.

 

“해설할 단체관광객을 만나면 1~2분 내 인상적인 표현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려고 애씁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氣)를 제대로 설명하려면 말보다 몸으로 공감할 수 있게 해야 되거든요.”

 

예를 들어 동의보감촌의 대표적인 관광상품 ‘기바위’ 앞에서 ‘기’를 설명할 때는 명치끝을 누르게 한다. 대부분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시쳇말로 ‘기가 막히고 어혈이 뭉쳐서’ 느끼는 통증이다. 그는 이러한 현상이 氣(기)와 관련이 있음을 설명하기보다 직접 느끼게 만들어 공감을 끌어낸다. 책에 나오는 설명 같은 해설이 아니라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자신의 언어’로 해설한다. 상대에 따라 해설방식을 달리하기도 한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열린 경남문화관광해설사 스토리경연대회에서 ‘기바위’를 주제로 맛깔나게 해설해 대상을 받았다.

 



“시대변화 맞춰 문화관광해설사 역량 강화에 큰 관심…지원 있었으면”

 

한국문화관광해설사 중앙협의회 6·7대 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그는 해설사의 역량 강화에도 관심이 많다. 경남의 해설사는 연 2회 자비를 들여 다른 지역으로 ‘공부’를 하러 다니는데, 그럴 때마다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든단다.

 

“앞으로 문화관광해설사 역할이 달라지리라고 생각합니다. 교통이 편리해지면, 관람객들이 기차를 타고 내리는 곳까지 해설사들이 마중을 나갈 수도 있겠지요. 내 고장만 알아서는 미흡한 시대가 오는 거죠. 다른 해설사들과 협의해서 해설 일정을 짜고 관람객을 안내할 수도 있어야 할 테니까요. 다른 지역의 문화와 관광에 관해 공부해야 하는 까닭입니다. 이미 이런 상품을 운용하는 광역 지자체도 있습니다.”

 

일흔까지 해설사 일을 할지, 더 나이 먹어서도 할지 알 수는 없지만, 그는 하는 동안 내내 ‘현역’의 마음으로 열정을 다해 뛰겠다고 했다. 바람이 있다면, 행정기관에서 관광 홍보의 최일선에 있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역량 강화와 처우에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는 점이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듯, ‘홍보 열정’을 보이는 모습이 경탄스럽기까지 하다.

  

 

  

‘기(氣)찬’ 산청, 기차게 알리는 민향식 문화관광해설사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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